학산을 전시하며 : 고 박병주 교수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 개최

√ 우리나라 소도읍과 불모지를 도시로 만든 장인
√ 도시보다 도시민을 위한 거주환경 조성에 역점
√ 아날로그 시대에 말보다 손 스케치로 당국 설득

윤주선 전 홍익대 교수 | 기사입력 2025/07/15 [08:18]

학산을 전시하며 : 고 박병주 교수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 개최

√ 우리나라 소도읍과 불모지를 도시로 만든 장인
√ 도시보다 도시민을 위한 거주환경 조성에 역점
√ 아날로그 시대에 말보다 손 스케치로 당국 설득

윤주선 전 홍익대 교수 | 입력 : 2025/07/15 [08:18]

▲ 故 학산 박병주 교수  ©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前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윤주선 교수) 올해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홍익대 도시계획과 동창회가 중심이 되어, 지난 5월 12일 기념세미나를 개최한 데 이어 7월 16일부터 20일까지 홍익대 홍문관 현대미술관에서 기념전시회를 개최한다. 입장료 무료이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도시 스케치는 물론, 그가 생전에 가장 많은 도시계획 작품을 남겼던 지역을 중심으로 독도관, 경주관, 서울관, 금강산관, 수도권관 등으로 나누어 전시하며, 고인의 도시 사랑이 묻은 수많은 유품도 함께 전시한다. 

 

학산 박병주는 누구인가?

 

  우리나라 도시계획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일생은 도시에서 시작해서 도시로 끝난다. 그래서 학산이 정년을 즈음해서 활발히 그리기 시작한 도시 스케치는 도시에 대한 그의 이상과 현실을 잘 조화시키고 있다. 그는 존경받는 학자였고 정감 있는 화가였다. 또 절제된 글쟁이였고, 꼼꼼한 수집가였으며, 엄격한 기풍의 교육자였다.

 

  학산의 모든 작품은 언제나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말보다 손이 먼저 움직였고, 그 손은 신이 내려온 듯, 순식간에 한 도시의 얼개를 그려내었다. 모든 설계자가 막막한 마음으로 책상 위에 펼쳐진 도면을 내려보는 사이에, 그의 손은 등고선이 그려진 청사진 위에서 춤춘다. 굵은 매직으로, 가느다란 펜으로, 때로는 색연필로, 도로를 긋고 가구와 획지를 나눈다. 어느새 새로운 도시의 모습이 보는 사람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학산의 모든 글은 늘 가슴을 울리는 교훈이 있다. 도시를 향하는 그의 마음은 높은 빌딩과 거대한 구조물이 아닌 사람에서 머문다. 주택단지에서 왜 주거동 사이의 간격이 중요한지를 역설하며, 밀도와 층고에 대한 그의 확고한 신념은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가구와 획지의 표준을 설계할 때, 학산은 가구에 있어서는 그 너비와 폭을 사람의 편한 걷는 거리와 시각에 적합하도록 나누었으며, 획지는 주거생활의 쾌적함에 방점을 두고 잘랐다. 현재 신도시의 단독주택 단지의 설계표준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의 결과이다. 

 

  우리나라 도시계획의 태동과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학산은 홍익대학교에 도시계획학과를 창설하고 수많은 후학을 길러내며 많은 저서와 작품, 그리고 도시 스케치를 남겼다. 우리나라 최초 독도의 측량에서부터 신수도 건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설계를 포함해서 20여 년의 최장수 중앙도시계획위원으로서 우리나라 도시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이다.

 

  본 기념전시 사업회장 김철수 교수(1회 졸업, 계명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위대한 도시계획가 학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인생 발자취와 수많은 도시계획 작품, 그리고 스케치를 전시하며, 그를 기리는 많은 분의 마음을 담고자 한다. 이를 계기로 부디 학산의 도시에 대한 사랑과 철학이 우리나라 도시계획 및 단지계획 역사에 남고, 후학들에게 작은 감동으로 다가가기를 소망한다.”라며 뜻깊은 전시회가 되기를 바랐다.


※ 본 기사는 퇴임하신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윤주선 교수님이 직접 작성해 보내주신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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