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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간정보산업이 지식인프라산업으로 가야 하는 이유

김영도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5/07/04 [14:19]

[데스크 칼럼] 공간정보산업이 지식인프라산업으로 가야 하는 이유

김영도 편집국장 | 입력 : 2025/07/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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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도 편집국장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편집국장)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미래만큼 불확실성을 가진 것은 없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고 유지될 수 있기에 모든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지속 가능성을 전제로 발전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지구의 현실을 실제와 똑같이 디지털 가상 세계 구현해 현실 세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조건들로 안전하게 실험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크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 대상을 가상 공간에 복제해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환경 조건들을 안전하게 시뮬레이션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사전에 미래를 예측할 수가 있다.

 

가령,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대규모 콘서트홀이나 대형 경기장, 쇼핑몰 등 복잡한 구조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패닉 상태와 연기 확산 속도를 가상공간에서 구현해 가장 안전하고 빠른 대피 경로를 찾아내고 소방대원의 최적 진입로를 확보하는 골든타임 전략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가 있다.

 

또,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국지성 호우가 극한 호우로 불릴 정도로 그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시간당 쏟아지는 비의 양을 임의 조절하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침수 위험 지구에 대한 예측으로 효과적인 배수 시스템과 대피 경로를 사전에 설계할 수 있다.

 

더불어, 기온상승으로 인한 농작물 생산량 변화나 전력 소비량 급증 패턴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량 공급이나 최대 전력 생산량 등을 적정하게 조절해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이외에도 인구밀집도로 인한 사회적 현상을 규명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데이터들을 과학적으로 수집, 분석해 미래 도시의 교통 흐름, 부동산 가치 변화, 공공 서비스 수요 등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최적의 정책을 시뮬레이션하여 의사결정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에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추론 능력과 양자 컴퓨팅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인간의 가용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를 여는 기술의 한계

특히 국토 전반의 법적 효력을 갖는 원천 데이터를 수십 년간 축적하고 검증해 온 공간정보 기술은 디지털 트윈 기술의 근간으로 위치정보를 이용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운영하기 위한 막대한 초기 투자와 장기적인 정책 지원이 없다면 어디까지나 미래를 위한 청사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공간정보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전개되면서 시대적 변화에 맞춰 능동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지만 과거에 고착된 제한적인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상이 크다.

 

제한적인 한계라고 한다면 크게 복잡한 내부의 이해관계와 낡고 경직된 제도, 왜곡된 시장 구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복잡한 내부 이해관계는 시장 참여자들에게서 양가적인 심리를 찾아볼 수 있는데 공간정보산업이 나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각자의 생존권 문제로 위축되거나 반발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원천 데이터 생산, 가공, 구축에만 매몰되어 있다 보니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설계나 변화에 능동적일 수 없고 자발적 종속 관계로 공간정보산업의 혁신성을 찾아 보기 어렵다.

 

그 원인을 들여다보면 산업 규모가 영세하고 안정적 하도급 외에 뚜렷한 현실적 대안이 없다는 점과 혁신을 시도하기에는 경제적 비용과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고 오랜 기간 변화에 실패해 온 학습된 무력감이 내재돼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술자의 역량이나 기업의 기술력은 뛰어나도 고부가가치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생태계는 다른 말로 가치 사슬(Value Chain)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자재 공급부터 부품 제조, 완제품 생산, 유통, 판매, 사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기업들이 서로 가치를 더하며 협력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고 상호간의 프로토콜이 존재한다.

 

이 프로토콜은 참여자 간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모든 종류의 규칙, 표준, 절차, 약속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연하자면 강제성이 작용되는 법률적 제도 장치에 의해 유지된다는 것이다. 

 

마치, 점프를 잘 뛰는 벼룩 한 마리를 시험관 안에 넣어 장시간 시험관을 뉘어 놓으면 시험관 구경의 폭만큼 더 이상 점프를 하지 못하게 되고, 종국에는 벼룩을 시험관 밖으로 꺼내 놓아도 더 이상 시험관 폭의 높이 이상 점프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와 같다.

 

고양이 방울의 주인은 어디에?

법률적 제약에 종속된 산업들 대부분 국가의 제도권 아래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으며 공간정보산업 역시 그 범주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측량산업 관리 및 평가체계 개선 연구의 사전 공청회에서 측량 산업이 데이터 구축이라는 전통적 역할을 넘어 어떻게 미래 ‘서비스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할 것인가라는 주제 의식 속에서 방향성이 모색됐다.

 

과거에도 11개의 측량업종을 놓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종 통합 및 간소화에 대한 연구와 개선 의지가 표출됐지만 시대적인 상황과 영세 업체의 반발로 난항을 겪으며 유야무야 덮히고 말았다.

 

이후 장비와 기술의 발전은 현 제도를 앞서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확장성 없는 시장 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네이버나 카카오, 티맵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지도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국가 공간정보 데이터를 무료로 활용하고 있지만 정작 전문 기술자 채용이나 사회적인 처우는 열악해지는 현상이 뚜렷하다.

 

또, 신기술 도입이 어려운 현 제도와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조차 가늠할 수 없어 최적의 정책 솔루션 마저 도출하기 어렵고, 건설현장에서 분리 발주도 이뤄지지 않아 기술의 가치평가는 저해되는 환경들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하도급 구조와 낮은 위상은 공간정보산업이 핵심적인 지식이 아닌, 대체 가능한 기능으로 취급받고 있다는 방증이며, 11개로 나뉜 업종 체계는 시대적 기술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기업들은 사업 하나를 위해 여러 개의 면허를 유지해야 하는 비효율에 갇혀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스스로 혁신하기보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운동장 안에서 시장 파이를 나누는 데 급급한 구조를 고착화시키면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종전의 지도를 만드는 일에서 탈피해 디지털 트윈,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시대를 선도하는 데이터 솔루션 및 플랫폼 산업으로 업의 본질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공감을 했지만 어느 누가 그런 환경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은 제시되지 못했다.

 

산업의 혁신적인 구조 개편은 단순히 공간정보산업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측량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속 가능성의 미래 : ‘지식인프라산업’

‘업에 대한 재정의’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에게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사업 모델을 혁신하며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로 사람들은 단순히 전기차를 만드는 제조사로 인식하지만, 그 본질은 자동차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수집한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아마존 역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었던 아마존의 현재 핵심 성장 동력은 물류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AWS)에 있다. 자사의 인프라 운영을 위해 구축한 클라우드 기술을 전 세계 기업에 판매하면서 이제는 글로벌 IT 산업의 근간을 지배하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애플도 더 이상 아이폰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강력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기반으로 앱스토어, 애플뮤직, 애플페이 등 수수료 기반의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혁신 뒤에 자유로운 생태계를 허용한 미국 정부가 있었듯, 공간정보산업의 혁신 역시 기업들의 개별적인 노력을 넘어 ‘낡은 규제의 시험관’을 깨뜨리는 정부의 역할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미래의 공간정보산업은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에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지속 가능한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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