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로 데이터 개방✔ 100대 이상 자율주행차 투입해 자율주행 실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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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정부가 오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국토 전체를 거대한 '자율주행 실험실'로 변모시킨다.
특히 자율주행 AI 학습의 핵심 자원인 영상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기술 개발 방식을 기존의 '규칙 기반'에서 'AI 기반(End-to-End)'으로 전환하는 등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글로벌 3대 자율주행 강국 도약’을 비전으로, 레벨4 자율주행에 대해 ‘선(先)허용 후(後)관리’라는 파격적인 규제 원칙을 적용한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영상 데이터 모자이크 봉인 해제
이번 대책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변화는 데이터 규제의 혁파다.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에 가로막혀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만 활용해야 했던 기업들이 앞으로는 촬영 사실을 표시할 경우 원본 영상 데이터 활용과 개인 차량에서 수집된 영상도 가명 처리를 거쳐 활용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AI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디테일한 원본 데이터 학습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조치로 양질의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국내 자율주행 AI 기술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폐쇄형 트랙 벗어나 리빙랩으로 실증도시 조성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중국 우한 등 자율주행차 선도국과 같이 도시 전체가 실증구역이 되는 ‘자율주행 실증도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중국 우한을 자율주행차 선도국이라고 규정한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는 제시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기술 주도형 자율주행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도시라면, 우한은 중국 일당독재인 공산당 정책의 속도와 확장성으로 상용화 규모를 입증하는 중국형 모델을 보여주는 도시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기술 생태계와 규제 환경, 서비스 운영 방식은 본질적으로 다른 궤적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우한을 자율주행차 선도국으로 롤모델로 제시했다는 점이 억지스럽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당국의 지시가 떨어지면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나 안전 우려, 시민의 불편은 철저히 무시된 채 정책이 강행되는 구조인 반면, 개인의 선택권과 안전이 최우선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강제적 속도전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제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우한의 자율주행 택시들이 교차로 엉킴, 인식 오류로 인한 급정거, 보행자 위협 등 오작동을 일으키는 영상이 수없이 올라오며 도로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적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명백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포장한 것은 국민 안전 눈높이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가 이러한 롤모델을 기반으로 기존의 제한된 구역이나 폐쇄형 주행시험장을 벗어나 실제 시민들이 생활하는 복잡한 도심 환경에 1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투입해 진짜 주행 데이터를 쌓겠다는 구상이어서 심각한 우려가 예상된다.
정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로 운영할 계획으로 교통취약지역에는 자율주행 버스 운행을 확대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운수업계 진입 허용으로 MaaS 시장 태동
자율주행차 기술 실증을 넘어서면 실제 돈을 버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단계로 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에게만 허용하던 임시운행허가를 택시, 버스 등 기존 운수사업자에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기술 기업과 운수 업체가 협력해 ‘로보택시(Robotaxi)’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할 수 있게 되어 단순한 기술 R&D를 넘어 상용화 서비스 시장이 태동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E2E 기술 전환 공식화하고 사회협의체 구성
정부는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의 대세로 자리 잡은 ‘E2E(End-to-End)’ 기술 확보에도 사활을 건다.
사람이 일일이 규칙을 입력하는 기존 방식(Rule-based)의 한계를 넘어선 E2E 기술은 인지·판단·제어를 하나의 신경망에 통합해 주행 명령을 생성하는 구조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성능이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는 점에서 차세대 자율주행 아키텍처로 부상하고 있다.
AI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해 판단하고 제어하는 E2E 기술 개발을 위해 과기부와 산업부가 협력해 원천 및 상용화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자율주행 전용 GPU 확보와 AI 학습센터 조성 등 인프라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 규정도 마련된다.
운전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사고 시 형사ㆍ행정ㆍ민사 책임을 명확히 하는 법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연내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했다.
과거 ‘타다’ 사태와 같은 사람 중심의 전통적인 운수업과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 중심의 새로운 운수업의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고, 상용화 이전에 선제적으로 상생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기점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자율주행 산업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등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목표 달성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