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A, 공공부문 AI시대 새 판 짠다전략적 심층 분석과 조직개편 통해 AI 전략가로 체질 개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하 NIA)이 지난 24일 발표한 ‘NIA AX 추진전략’ 보고서는 근본적인 이 물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의 66%가 정기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시대지만, 공공부문에서 AI가 완전히 업무에 구현된 사례는 고작 3%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현재 공공기관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NIA 내부 직원들조차 98% 이상이 생성형 AI를 경험했지만, 이것이 조직 차원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냉철한 진단이 이번 전략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NIA는 단순히 챗봇 몇 개를 도입하거나 단발성 사업을 벌이는 식의 ‘보여주기식 행정’을 탈피해 기술적 도입에 그치던 기존의 접근 방식을 넘어,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뿌리부터 뜯어고치는 ‘인공지능 전환(AX)’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인력 부족, 경영 효율성 저하, 전문성 약화라는 삼중고를 기술이 아닌 혁신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DX시대에서 AX시대로 프로세스 전환 NIA가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DX)’에서 ‘인공지능 전환(AX)’으로 과감한 패러다임의 이동이다.
기존의 정보화(IX)가 수작업을 전산화하는 것이었고 디지털 전환(DX)이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었다면 AX는 데이터 학습을 통해 조직 내부에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조직 고유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람이 매번 새롭게 고민하던 의사결정과 판단 과정을 AI에 내재화해서 시스템이 스스로 진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NIA는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를 위한 3단계 방법론을 제시했다.
첫 번째 단계는 자동화(Automation)로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를 AI에게 맡겨 데이터 처리를 자동화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 직원들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두 번째 단계로 최적화(Optimization)다. 최적화는 병목이 발생하거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진단하고, AI가 판단, 추천, 분석을 지원하는 ‘AI 협업형 프로세스’로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이 전략의 백미는 마지막 단계인 전문화(Specialization)에 있다. 특정 영역의 전문 지식을 구조화하여 AI에 학습시킴으로써, 직원 개인의 머릿속에만 있던 암묵적인 노하우를 조직 전체의 형식지로 자산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문가가 퇴사하면 사라지던 지식이 이제는 AI 모델 안에 남아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NIA는 이 단계를 통해 사람이 하던 단순 반복 업무는 AI가 전담하고, 사람은 AI가 제공하는 전문적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 시뮬레이션이나 창의적 기획 같은 고차원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구조를 완성할 계획이다.
승부수는 ‘AI-Ready 데이터’ 이러한 프로세스 혁신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은 결국 데이터이지만 NIA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보유한 데이터만으로는 AI 서비스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며 뼈아픈 현실을 지적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의 양은 방대하지만, 대부분이 개별 PC에 아래아한글이나 PDF 같은 문서 파일 형태로 산재되어 있거나 시스템별로 단절되어 있어 통합적인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타개책으로 NIA는 2026년부터 ‘AI-Ready 데이터’ 확보에 혁신의 사활을 걸기로 했다.
AI-Ready 데이터란 단순히 종이 문서를 스캔해서 디지털화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고 즉시 학습하거나 추론에 활용할 수 있도록, 메타데이터와 설명 정보, 보안 등급까지 포함해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표준화하는 고품질 데이터를 의미한다.
NIA는 이를 위해 기존 업무 자료를 정제하는 것은 물론, 업무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2027년까지 모든 업무 데이터를 AI-Ready 형태로 자동 전환하고 통합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는 향후 도입될 ‘AI 어시스턴트’와 ‘전문가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된다.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AI 도입은 환각 현상을 유발하는 껍데기에 불과하지만, AI-Ready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실질적인 정책 판단과 위기 대응이 가능한 강력한 엔진을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부 용역 대신 전 직원을 AI 전략가 육성 기술 도입 방식에서도 NIA는 기존 공공기관의 관행을 깨고 자립을 선택했다.
보통 공공부문의 IT 사업은 외부 전문 기업에 용역을 발주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 일반적지만 NIA는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내부 직원 스스로가 AI를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AI 전문가’로 거듭나야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NIA는 전 직원의 AI 역량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AI 역량 성장 모델’을 수립했다.
역량 단계를 AI 개념을 이해하는 L1(이해ㆍ활용)부터, 업무에 응용하는 L2(응용ㆍ개선), 기획과 개발에 참여하는 L3(기획ㆍ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최상위 단계인 L4(전략)까지 4단계로 세분화했다.
각 단계에 맞춰 자격증 취득 지원부터 석박사 학위 지원, 해커톤 개최 등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같은 목표는 매우 구체적이고 도전적으로 2027년까지 전 직원의 30%를 AI 전략 설계와 현장 적용이 가능한 AI Leader(L4)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AI 도구를 쓸 줄 아는 사용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조직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업무를 AI 기술과 결합해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획자이자 개발자로 육성해 향후 공공부문 전체의 AX를 이끄는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혁신과 안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조직 운영 체계 역시 AX라는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면 개편된다.
NIA는 AI 전환을 단순한 전산실 업무가 아닌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격상해 황종성 원장이 직접 최고AX책임자(CAXO)를 맡아 예산, 인사, 규정 등 기관 경영 전반을 AI 친화적으로 재정비한다.
동시에 AI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보안 문제와 윤리적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장경미 부원장을 최고AI안전책임자(CASO)로 임명해 혁신의 속도 조절과 안전성 확보를 책임지게 했다.
특히 공격조(Red Team)와 방어조(Blue Team)를 통합한 퍼플팀(Purple Team)을 운영하는 입체적인 보안 검증 체계를 도입한다. 이는 보안 우려 때문에 AI 도입을 주저하는 공공부문에 안전하게 AI를 쓰는 법을 제시하는 표준 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특히, NIA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을 약 66.7% 감축하고,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성을 현재보다 1.8배 높이겠다는 정량적 목표를 제시했다.
AI 도입이라는 구호만 요란했던 공공부문에서, 데이터와 사람,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NIA의 이번 실험은 대한민국 공공부문 전체가 나아가야 할 AX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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