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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영 작가와의 만남, ‘그대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ChatGPT와 협업해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발간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4/11/26 [12:30]

노도영 작가와의 만남, ‘그대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ChatGPT와 협업해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발간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4/11/26 [12:30]

▲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저자 노도영 작가(측지 및 지형공간정보기술사)   ©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작가 노도영은 최근 발간한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라는 논픽션 소설을 통해 시대와 공간, 사람의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서술하면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가치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이 소설은 1500년대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두 여성, 신사임당과 황진이를 다루고 있으며 자라난 환경이 극단적으로 다른 두 주인공이 봉건사회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양반의 신분임에도 평범한 규수가 아닌 기생이 되어야 했던 황진이와 양반집의 딸로 태어났지만 가문의 통제를 벗어나 기생처럼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신사임당으로 작화해 두 여인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실존적 가치를 확립하려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잘 녹여냈다.

 

노도영 작가는 “오죽헌을 돌아보면서 5만 원권 지폐의 주인공 신사임당의 업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됐다”며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얻게 된 배경을 설명했는데 아이디어가 매우 독창적이면서 참신하다.

 

실제 신사임당에 대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조선시대 여성 문인이자 화가로 표현되고 있는데 실제 현존하는 시가 많지도 않고, 풀과 곤충, 꽃 등을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충도(草蟲圖) 역시 신사임당의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숙종 재위 당시 신사임당의 조충도를 보고 “풀이며 벌레며 그 모양 너무 닮아 부인이 그려 낸 것이 어찌 그리 교묘할꼬”라며 평가할 정도로 예술가적 기질이 넘쳐 났었다고 전해진다.

 

신사임당은 양반집 규수로 유교적이고 봉건주의적인 세상에서 예술적 기지를 자유롭게 발휘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따랐던 반면, 황진이는 예술적인 능력은 뛰어났지만 한낱 기녀의 기예로 여겨졌을 뿐 예술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운 신분이었다.

 

노도영 작가는 이 두 사람을 작품 속에서 상반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서로의 이상형을 쫓는 모습을 투영해 인간 본연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노도영 작가는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사진측량 및 GIS 관련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기술사 자격과 정보시스템수석감리원 자격을 가진 공간정보 기술자로 LG CNS에서 시스템엔지니어로 재직했으며, 2001년 공간정보 G608컨설팅그룹과 2005년 SW벤처기업 세가인정보기술을 설립해 공간정보와 관련한 개발, 감리 업체를 동시 운영할 만큼 매우 스마트한 기술자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산업이 발전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작곡하는 기술이 선보여 저작권 투자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그는 이미 앞서 15년 전에 사진을 음악으로 바꾸는 기술을 선보였을 정도로 창의적인 천재성이 돋보인다.

 

공간정보 기술자로서 문인으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드라마 공모전에 열다섯 차례나 도전했을 정도로 작가로서 열망을 안고 한땀 한땀 꿈을 키워왔다. 

 

1991년 ‘여망기(餘忘記)’라는 단편시집을 출간한 작가는 2017년 수필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면 문인으로 등단해 2023년 ‘굿모닝 라오스’라는 장편소설으로 출간하면서 창작에 대한 열정을 본격적으로 쏟아냈다.

 

특히, ‘굿모닝 라오스’와 이번에 출간한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작품은 노도영 작가가 인공지능과 협업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에 관심이 쏠린다.

 

▲ 노도영 작가는 신사임당과 황진이 실존 인물을 그리기 위해 당시의 시대적 배경 인물들을 치밀하게 정리했다.  © 커넥트 데일리

 

스토리에 대한 모티브를 인공지능에게 주면 주인공과 관련 인물들을 생성하고 관계도를 정립해 가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데 인공지능으로 재능과 자질이라는 경계가 무너지면서 누구나 소설이나 드라마 각본 등을 만들 수 있는 창작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인공지능과 협업을 통해서 창작이라는 예술가의 경계선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에 수록된 41편의 한시(漢詩)는 OpenAI사의 대규모 언어모델 GPT-4o기반의 ChatGPT와 앤트로픽사의 Claude 3.5 sonnet을 이용하여 작성되었으며, 그림은 Flux, DALL-E3 등의 이미지생성 AI모델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직접 ChatGPT를 활용해 글이나 그림을 그리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기계와 대화를 통해서 사용자가 100%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는 수준급 이상의 창작물을 만들어 냈는데 작품을 탈고하기까지 인공지능에게 생성해야 하는 결과물에 대한 개념을 이해시키고 학습시켜 사용자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반복되는 고된 작업을 전제로 한다.

 

특히 인공지능에 동양적인 한시(漢詩)를 이해시키고 형식과 운율에 맞춰 만든다고 해도, 동양적 사고와 감성을 학습시키기 어렵고 인공지능이 만드는 그림 역시 한국적인 색채와 배경을 이해하고 그려낸다는 것이 창작에 대한 열정 없이 불가능한 일이다.

 

노도영 작가가 주변의 환경적 요인들로 뒤로 하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라오스로 홀연히 공간을 이동한 것도, 불가에서 말하는 윤회로 기연(奇緣)을 만나고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무엇이 되고 싶어서일지 모른다.

 

작가는 그런 자신의 경험을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를 통해서 극적으로 상반된 환경의 두 주인공을 모티브로 삼아 자신들을 둘러싼 속박과 표준화된 굴레를 벗어나 소멸하지 않은 채 시간과 공간, 사람의 경계를 넘어 그 누군가가 되어 갈구했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냈다.

 

▲ ‘500년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저자 노도영 작가(측지 및 지형공간정보기술사)  © 커넥트 데일리

 

노도영 작가는 “찬란한 문명의 끝에서 등장한 AI로 인해 그 모든 경계는 사라지고 시간ㆍ공간ㆍ인간이라는 경계도, 더불어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도 소멸되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시간ㆍ공간ㆍ인간의 경계를 넘어 아무런 구애 없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고 언제에서든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을 통해 시공간과 인간의 환경적 제약 등을 극복할 수 있고 심지어 고도화된 기술은 삶과 죽음이라는 대명제도 무력화시켜 복제 및 저장 기술로 불멸의 삶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도영 작가는 현재 경복대학교 드론건설환경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 정부, 공공기관, 학교, 일반 기업 등에서 인공지능 기술 트렌드와 ChatGPT 활용에 대한 강연을 매우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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