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글엔 안보 조건 제시하고 국민은 비공개

디지털 영토 주권 논란 키운 ‘깜깜이 절차’ 누가 책임지나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6/03/24 [20:16]

[인터뷰] 구글엔 안보 조건 제시하고 국민은 비공개

디지털 영토 주권 논란 키운 ‘깜깜이 절차’ 누가 책임지나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6/03/24 [20:16]

▲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이사  ©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구글에 대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허가 과정에서 안보에 관한 보안 조건이 논의됐는데 정작 국민이 절차의 투명성과 행정적 내용을 확인하려 하면 모든 것이 안보라는 이름으로 가려진다.”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가 국토지리정보원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 관련 정보공개 비공개 처분에 불복해 이의신청에 나서면서, 이번 사안은 반출 찬반을 넘어 행정 절차의 투명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김인현 대표는 23일 국토지리정보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부의 비공개 결정과 업계의 침묵 속에서 이번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사실상 김 대표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대표의 이의신청은 단순히 반출 찬반을 가르는 논쟁이 아니라 행정 절차의 적법성과 정보공개의 범위를 묻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그의 문제 제기는 국가 핵심 데이터의 국외 이전 여부가 어떤 절차와 기준에 따라 결정됐는지 또 그 과정이 국민에게 어느 수준까지 공개돼야 하는지를 묻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엄격한 보안 조건 준수를 전제로 구글의 반출 신청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제휴기업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 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조건을 설정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은 결정 과정과 관련한 회의 개최 여부, 협의체 구성 요건 충족 여부, 절차 진행 경과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본 문서들에 대해 비공개 처분을 내린 것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관계기관 협의 자료나 국외반출 해당 여부 검토 자료에 대해서 문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김 대표는 “결정은 내려졌는데 검토 문서가 없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결정이 이미 내려졌음에도 그 결과가 어떤 절차와 논의를 거쳐 도출됐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가 지적하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김 대표는 “명확한 보안 조건을 달아 조건부 반출을 허가했는데 국내 서버 활용 방식에 대한 내부 검토 문서가 전혀 없다는 기관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안은 국토지리정보원 원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기획정책과장이 원장 직무대리 자격으로 전결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권한 행사와 절차의 적정성 여부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 역시 직무대리 체제에서 권한이 적법하게 행사됐는지 관련 문서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가 사실상 단독으로 문제를 제기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 예산 의존도가 높은 국내 공간정보산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 62조8천억 원 가운데 공간정보 분야 예산 비중은 0.8%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공 발주(B2G) 의존도가 높은 다수의 중소기업들은 업계 내부에서 조차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기류가 흐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외 통상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좀처럼 공개적인 행동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특히 통상 부처 관료들이 포함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구조상 안보 우려를 제기하는 민간위원이 공개적으로 이견을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는 30여 년간 국가 핵심 공간정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해 온 1세대 전문가로, 공간정보 데이터의 국외 이전은 한 번 이뤄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불가역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이사  © 커넥트 데일리

 

그는 “지도는 단순한 서비스 화면이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의 학습데이터이자 핵심 국가 인프라”라며 “종이 관광지도가 아니라 디지털 영토를 담은 데이터라는 점에서 한 번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민감한 안보 세부 정보는 비공개하더라도 국민이 확인해야 할 최소한의 행정 절차 정보는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이의신청이 국토 행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법치의 기본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번 이의신청이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의 찬반을 넘어 디지털 영토 주권과 행정 투명성을 어떤 기준으로 지켜야 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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