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대한민국의 높이 값이 고정밀도의 실측 데이터로 새롭게 재정의되면서 GNSS(위성항법시스템) 기반의 실시간 높이 측량을 위한 국가 지오이드 모델의 고도화 핵심 기반이 마련돼 보다 정밀한 실측 데이터로 국민 삶의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국토지리정보원 위치기준과(과장 박진식)는 전국 국가기준점 1만 479곳에 실측 데이터를 반영하는 국토지리정보의 외과적 대수술을 단행하고, 오는 26일 고시를 통해 자율주행과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안전을 뒷받침할 센티미터 단위의 고정밀 높이 시대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높이 값을 새롭게 재정의하면서 대한민국의 지도 전체에 표기된 높이 값은 전국 평균 0.7cm, 구릉지 0.8cm, 산지 1.3cm, 평지 0.4cm로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우리 동네 산의 높이와 도로의 경사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정밀해진다.
지난 1960년대 국가기준점이 설치된 이후 약 60년 동안 이어져 온 개략적인 중력 보정 체계를 마감하고, 실측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높이 체계로 전환되는 역사적 분곡점을 맞이한 것으로 글로벌 측지 분야에서 선도국의 입지를 마련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해발고도는 단순히 직선거리를 재는 것이 아니라 중력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데 기존에는 기술적 한계로 전국에 일률적인 중력 수치를 적용해 보정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 지형은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동고서저’ 지형으로 인천 수준원점에서 시작된 측량이 태백산맥 등 험준한 산악 지형을 넘어가며 실제 중력과의 괴리가 존재했다.
실측 중력값은 국제측지학회(IAG)의 권고 사항이기도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 측량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한 실측 중력값 체계이다.
위치기준과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2024년까지 상대중력계를 이용해 수준점과 통합기준점 1만 479점에 대한 중력측량을 완료한 결과 전국 국가기준점의 높이 정확도는 평균 0.7cm 향상되고 지형이 험한 산지는 최대 1.3cm까지 정밀해졌다.
이번 고시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했던 동해안 지역 등의 높이 값 산출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 산악지에 설치된 일부 기준점에 실측 중력값을 반영한 결과 산악지 기준점의 높이 값은 기존 대비 최대 7cm가량 보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전북 남원 지리산 인근의 통합기준점(U운봉51)은 0.0695m(약 7cm) 낮아졌으며, 강원 평창 대관령 일원의 수준점(28-34-01)도 0.0563m(약 6cm)의 높이 변화가 확인됐다.
높이 값의 정밀도는 건설 공사의 설계 정밀도를 높이고, 집중호우 시 침수 예상 지역을 분석하는 재난 대응 시스템의 신뢰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리정보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마련했다는 반응이다.
도심항공교통(UAM)이나 자율주행차는 센티미터 단위의 수직 위치 정보를 요구하며 국가기준점의 정밀화는 3차원 공간정보의 뼈대를 다지는 작업이 되기 때문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위성항법시스템(GNSS) 기반의 실시간 높이 측량을 가능케 하는 국가 지오이드 모델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고시로 산업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과거의 높이 값도 함께 제공하는 연착륙 전략으로 시행되는데 급경사지나 도서 지역 등 일부 기준점은 성과 차이가 5cm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어 기존 설계나 시공 현장에서의 데이터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호재 국토지리정보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개선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측지 강국으로 도약하는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측량 분야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적 수준의 높이 체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