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 반출 ‘재유보’, 데이터 주권 논쟁 시험대 올라

안보 논리 넘어 지속 가능한 기술 주권과 산업 생태계 위협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5/08/08 [19:13]

구글 지도 반출 ‘재유보’, 데이터 주권 논쟁 시험대 올라

안보 논리 넘어 지속 가능한 기술 주권과 산업 생태계 위협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5/08/0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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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지리정보원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구글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에 대한 요구에 우리 정부와 팽팽한 평행선이 이어지면서 고정밀 공간정보의 안전한 관리와 혁신적 활용을 조율할 국가 전략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국토교통부 소속 국토지리정보원은 8일 구글의 1:5000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반출 요청에 대해 또 한 번 ‘유보’ 결정을 내렸다. 

 

이번 재유보 결정은 우리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고정밀 지도 국가기본도 국외반출에 대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적ㆍ관리적 장치를 구글이 마련하지 못하면서 구글의 요청에 따라 결정을 또 한 번 유보된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구글이 지난 2월 18일 신청한 고정밀 국가기본도 1:5000 수치지형도에 대해 지난 5월 14일 열린 국가기본도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통해 국가안보 등에 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회 연장했었다.

 

고정밀 지도 국가기본도 국외반출에 따른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 조건으로 ▲주요 보안시설의 완벽한 블러(흐림) 및 저해상도 처리 ▲좌표 정보 비공개 ▲국내에 데이터 서버를 두고 우리나라 실정법의 통제를 받을 것 등을 요구했지만 구글은 “기술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추가 검토를 요청하면서 결정이 유보됐다.

 

우리 정부와 구글의 팽팽한 이면을 살펴보면 과거와 다른 차원의 고민이 깔려 있다. 단순한 안보 프레임을 넘어 데이터 주권과 국내 산업 생태계 보호, 미래 기술 주도권까지 고려한 복합적인 국가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기술적 해법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근본적으로 데이터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EU의 경우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을 통해 자국민의 데이터가 역외로 이전되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며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도 과거 구글 스트리트뷰 서비스에 강력한 사생활 보호 기준을 적용한 바 있어 우리 정부의 이번 결정 역시 글로벌 데이터 주권 강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이번 결정은 국내 공간정보 산업계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토종 기업들은 이미 정부의 규제 안에서 보안시설을 처리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구글만 예외 적용을 하는 것은 역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데 반해 동일한 규제 없이 구글에만 시장을 열어주는 것은 시장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정 유보 이후에도 안보 우려는 여전히 핵심 변수로 남아 있어 조건부 허가 또는 불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결정 과정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기술적 보완책의 신뢰성과 정부의 검증 및 감시 역량,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의 전략적 충실성이 요구된다.

 

투명하고 표준화된 심의 기준을 마련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하고, 동시에 국내 지도ㆍ위치정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온쇼어 가공 인프라와 보안 인증 체계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또한 조건부 허가가 현실화 될 경우를 대비해 위반시 강력한 제재와 실시간 모니터링, 주기적 보안감사를 의무화하는 법적ㆍ행정적 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우리가 만든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국내에서 가공하고 처리하는 인프라를 강화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국내에 유치하고, 데이터 주권도 지키는 포석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모두 정밀한 공간정보를 핵심 기반으로 하고 있어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디지털 영토 자체이며, 영토의 주권과 활용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미래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안보와 산업, 혁신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정교하고 일관된 국가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 보이며 이번 60일간의 ‘재유보’ 결정이 미래 디지털 영토의 주권을 확립하는 숙의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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