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량 안전, 종이에만 존재…현장은 오늘도 위험

√ 건설업 요율 억지 준용, 안전관리비 누락…발주 구조 자체 ‘사고 뇌관’
√ 연구진, ‘위험성 평가ㆍ안전비 제도화ㆍ표준 매뉴얼’ 3단계 처방안 제시
√ 현장, “작업 현실 모르는 책상 위 안전대책…품셈ㆍ장비ㆍ시간 반영 절실”

김영도 기자 | 기사입력 2025/08/08 [11:31]

측량 안전, 종이에만 존재…현장은 오늘도 위험

√ 건설업 요율 억지 준용, 안전관리비 누락…발주 구조 자체 ‘사고 뇌관’
√ 연구진, ‘위험성 평가ㆍ안전비 제도화ㆍ표준 매뉴얼’ 3단계 처방안 제시
√ 현장, “작업 현실 모르는 책상 위 안전대책…품셈ㆍ장비ㆍ시간 반영 절실”

김영도 기자 | 입력 : 2025/08/08 [11:31]

▲ 공간정보품질관리원 주관으로 ‘측량산업 안전관리 체계 정립을 통한 안전관리 지침 및 비용 계상 방안 연구’ 1차 공청회가 열려 안전관리 체계 정립의 초석을 다졌다.  © 커넥트 데일리


(커넥트 데일리=김영도 기자) 일부 공공기관 발주 사업에서 측량업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건설업의 ‘특수건설공사’ 요율이 준용되면서 측량 용역비가 아닌 표석 설치 등 공사비에만 안전관리비가 책정되는 등 기형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간정보품질관리원 주관으로 7일 열린 ‘측량산업 안전관리 체계 정립을 통한 안전관리 지침 및 비용 계상 방안 연구’ 1차 공청회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그동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측량 산업 현장의 속살이 드러났다.

 

이번 1차 공청회는 측량 산업 현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안전 문제를 진단하고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열려 총체적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의식이 공유되고 정부와 산업계 등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오가는 열띤 논의 속에서 안전관리 체계 정립의 초석을 다졌다.

 


현실성 있는 실질적 의무 이행 촉구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가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이해와 해법을 제시했다.  © 커넥트 데일리


이날 공청회에서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최명기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이해’라는 주제로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형법 등을 주요 의제로 삼아 관련 법 적용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고 현장 종사자 참여에 의한 위험성 관리 및 평가 체계를 강연했다.

 

최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면서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정부의 시정명령 이행, 관계 법령상 관리상의 조치 등 4가지 의무를 제대로 지켰다면 설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경영 책임자는 처벌을 면할 수 있다”고 안전 확보에 대한 의무를 강조했다.

 

▲ 최명기 교수  © 커넥트 데일리

 

그는 또, “많은 기업이 서류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된 이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페이퍼를 만든다고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행되지 않으면 처벌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안전 시스템의 실제 수요자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현실도 꼬집었다. 

 

종사자 의견 건의함을 설치해도 실제 건의 내용은 한 건도 없는 경우가 많고 형식적인 소통 절차만 갖춘 채 실제 안전의 주체인 현장 작업자들을 논의에서 빼놓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대기업의 제도를 무작정 베끼지 말고, 각 기업의 규모와 현실에 맞는 맞춤형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설계하고 현장 종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실질적인 위험성 평가를 통해 실제 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측량 업계에 당부했다.

 


측량 대가 기준 개정 시급…측량 안전’ 3단계 해법 제시


▲ 이번 연구의 잭임자 경상국립대 이석배 교수가 안전 관리 제도의 실태를 진단하고 내실 있는 측량 안전 3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 커넥트 데일리


특히,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경상국립대학교 이석배 교수는 ‘측량산업 안전관리 현황과 체계 정립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내 측량산업의 안전관리 실태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하며,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제도적 공백을 시급히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배 교수는 “기본측량, 공공측량, 지적측량 등 분야를 막론하고 발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안전관리 체계가 심각한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조사한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토지리정보원이 발주한 33억 원 규모의 ‘국토기본정보 대구지구’ 사업 내역서에는 안전관리비가 전액 누락되어 있었고, 과업지시서에도 안전 관련 언급이 없었다. 

 

또, 8억 원 규모의 ‘국가기준점 측량 양구지구’ 사업 역시 안전관리 비용은 없었으며, 과업지시서에 ‘안전관리 매뉴얼 마련’ 등 추상적인 의무만 명시되었을 뿐, 정작 참고할 만한 표준 매뉴얼 자체가 없었다.

 

공공측량 분야도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18억 원 규모의 GIS 구축 사업에서 1160만 원의 안전관리비가 책정되었으나, 이는 측량업이 아닌 건설업의 ‘특수건설공사’ 요율이 준용되었다.

 

한국전력공사의 소액 사업에서도 측량 용역비 1500만 원에서 안전관리비는 ‘0원’이었으며 360만 원의 표지기 설치 공사비에 대해서만 5만 5천 원이 책정된 기형적인 사례가 발생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했다.

 

▲ 경상국립대학교 이석배 교수  © 커넥트 데일리

 

이석배 교수는 “이러한 현실은 공공기관조차 측량 작업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하면서 측량산업 안전관리 체계 정립을 위한 구체적인 3단계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위험성 평가’ 체계 구축으로 측량 작업의 유해·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발생 빈도’와 ‘사고 강도’를 기준으로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떤 작업에 어떤 안전 조치가 우선적으로 필요한지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안전관리비’ 현실화로 연구진은 현행 ‘측량 대가의 기준’(국토지리정보원 고시)을 개정해 안전관리비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접인건비에 신호수 등 안전관리 인력의 품을 반영하고, 직접경비 항목에 안전장구, 안전시설, 교통안전유도차량 등의 비용을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석배 교수는 “일본은 직접측량비의 3~4%를 안전비로 책정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현실적인 요율 산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내 일부 기관에서 잘못 적용해 오고 있는 국내 건설공사(특수건설) 안전비 요율 1.85%는 안전장구 구입비나 교육비 등은 포함될 수 있으나, 신호수 배치, 교통안전유도차량 배치 등 인건비가 많이 드는 측량 현장의 특성을 반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세 번째로는 ‘안전관리 지침 및 매뉴얼’ 개발로 모든 측량 작업자가 준수하고 발주처가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측량 안전관리 규정’을 제정하고, 항공ㆍ드론, 차량 운행, 지하시설물 조사 등 다섯 가지 작업 유형별로 상세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작성해 보급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안전관리비 확보, 지침 및 매뉴얼 보급이 이루어진다면 측량 및 공간정보 분야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를 밝혔다. 

 


필요성 공감…관건은 명확한 비용 근거


▲ 2부 순서로 열린 패널토론은 공간정보품질관리원 김태훈 연구실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 커넥트 데일리


이어진 패널토론은 공간정보품질관리원 김태훈 연구실장이 좌장을 맡고 토론 패널로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장,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김학성 이사장, 국토교통부 강우구 서기관, 국토지리정보원 박찬열 사무관, 대한지적기술단 어수창 이사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 국토교통부 강우구 서기관  © 커넥트 데일리

 

먼저 국토교통부 강우구 서기관은 “안전 비용에 대한 근거가 명확해야 발주처에서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며, “실제로 현장에서 어떤 부분에 어떤 비용이 필요한지를 연구진에게 자세히 이야기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서기관은 “산학연관 모두 참여해 미흡한 부분이 없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연구진에 당부했다.

 

▲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  © 커넥트 데일리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장은 측량 산업이 '위험의 하청화'라는 불명예 속에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측량 안전 관리 지침 및 매뉴얼의 조속한 마련 ▲건설업처럼 안전관리비를 직접비에 반영 ▲안전 교육 전문기관 지정 및 교육 의무화 등을 제안하고 협회에서 기술자 교육 커리큘럼(35시간) 중 4시간을 안전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김학성 이사장  © 커넥트 데일리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김학성 이사장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사고 유형별 통계가 있다면 더 촘촘한 매뉴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 이사장은 “교량, 터널, 해안측량 등 사고 위험이 큰 일반 측량 분야가 안전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본 연구 범위의 확대를 요청하고 발주처와 수행사 모두가 참고할 수 있는 ‘인덱스 북’ 형태의 소책자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지적기술단 어수창 이사  © 커넥트 데일리

 

대한지적기술단 어수창 이사는 발주처에 안전관리비의 필요성을 설명할 때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재해 통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정밀도로지도 구축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수준측량을 수행할 당시, 사업비에 포함되지 않은 교통안전유도차량의 비용을 업체가 자체적으로 부담했던 사례를 들며, 숨어있는 안전 비용을 모두 발굴해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토지리정보원 박찬열 사무관  © 커넥트 데일리

 

국토지리정보원 박찬열 사무관은 “발주처에서도 안전관리비 책정에 동의하지만, 얼마만큼을 적용하는 것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현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뉴얼이 형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현장 실무자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공감대를 강조하며 현장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업계, 법ㆍ제도 송곳 질문으로 직구 날려


또 토론 패널 외에도 공청회에 참석한 현장 실무를 담당하는 기업 대표들도 청중 질의를 통해 법과 제도의 공백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지적하며 날카로운 질문과 제언을 더했다.

 

협회 회원권익 보호와 불법하도 지적

▲ 효명이엔씨 박종해 대표이사  © 커넥트 데일리


효명이엔씨 박종해 대표는 근본적인 책임과 업계의 보호 방안에 대해서 따졌다.

 

박종해 대표는 “인천 맨홀 사고의 경우 소규모 용역을 수주한 업체 몇 명이 안전 체계까지 모두 갖추는 것이 가능한 업무였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근본적으로 발주처인 인천환경공단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어 제공했어야 하는 것 아니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그는 “소규모 영세업체가 1억 원짜리 일을 하려다 사고가 발생하면 수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데 개인이나 회사는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진다”며, “협회 차원에서 금융ㆍ법률 지원이나, 먼저 보상해 주고 원청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의 회원보호 방안은 없느냐”고 물었다.

 

불법 하도급을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 역시 개선 과제로 꼽았다.

 

박 대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인력으로만 측량업 면허를 유지하고, 이로 인해 결국 불법 하도급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안전사고로 직결되는 불법 하도급 문제를 양성화하거나 해결할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국토지리정보원에 요청했다. 

 

현장의 작업 현실 반영돼야

삼인공간정보 윤종성 부사장과 심인공간정보 최태혁 대표는 작업방식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안전대책의 한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삼인공간정보 윤종성 부사장  © 커넥트 데일리

 

먼저, 윤종성 부사장은 “현재 측량 품셈은 순수한 측량 작업 시간에 대한 품만 책정되어 있고, 안전 조치에 소요되는 시간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전관리비를 단순 요율로만 잡을 것이 아니라, 교통안전유도카와 같은 장비는 ‘직접 경비’로, 안전 조치에 따른 추가 작업 시간은 ‘품셈’ 개정으로 반영하는 등 항목별로 비용 산정 방식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 회사의 최태혁 대표는 “안전을 위해 작업 방식을 알아야 하는데, 지금 논의에는 그것이 빠져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삼인공간정보 최태혁 대표이사  © 커넥트 데일리

 

그는 “최근 지자체에서 공문으로 요구하는 송기마스크, 환풍기, 발전기 등을 모두 갖추고 맨홀 작업을 하면, 12분이면 되던 작업이 30~40분씩 걸린다”며 “하루 작업량이 1.5km에서 300m로 줄어드는데 어떤 업체가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현실을 토로했다. 

 

최 대표는 “이번 연구에서 실제 작업 절차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측량업계에 정말 필요한 안전장비와 작업 방식이 무엇인지 가려내야 한다”면서 “현장을 모르면서 안전을 논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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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팀장, 해양 생태계 진실의 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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